"2002년 여름, 열아홉 살이던 해언이 공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고, 범인이 잡히지 않은 채 17년의 세월이 흐른다. 소설은 당시 사건의 용의자였던 한만우를 형사가 취조하는 모습을 해언의 동생인 다언이 상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. 용의자는 한명 더 있었다. 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당시 타고 있던 자동차의 운전자 신정준. 하지만 신정준에게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. 그렇게 사건은 미제로 남지만 그 비극에 얽힌 사람들의 삶은 송두리째 달라진다. 언니의 죽음을 아름다운 형식의 파괴로 받아들였던 열일곱 살 다언은 17년이 지나서야 완벽한 미의 형식이 아니라 생생한 삶의 내용이 파괴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. 언니의 죽음이 모두를 나머지 존재로 만들어버린다고 생각했지만 다언은 이해할 수 없었던 죽음을 애도하게 됨으로써 삶의 숨겨진 의미와 진실을 찾게 된다.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종내에 신의 존재, 그리고 죽음과 삶의 의미를 묻는 대목으로까지 이어지는데, 이 흐름은 저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소설적 깊이를 증명해낸다."-- Taken from Kyobobook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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